INSPIA CLUB 02 - ‘인스피아식 독서/쓰기’에 대한 해찰

인스피아클럽 02

‘인스피아식 독서/쓰기’에 대한 해찰 - [6월의 김스피|특별판]

몰랐던 것, 낯선 이야기야말로 우리가 계속 살펴봐야할 지점입니다. 명확하게 딱 떨어지는 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. 왠지 모르게 신경이 쓰이고, 답답한 부분을 파고들어보지 않는다면 새로운 가능성을 궁리할 수 없습니다.


책을 읽으며 멍때리는 시간을 가져본 지가 오래다. 공부를 핑계로 책을 들어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는 건 시간 낭비일 것 같았다. 그래 놓고 인스타그램에서, 유튜브에서 두 시간 훌쩍 넘는 시간을 도파민 분출하는데 쓰기는 하지만. 픽션은 몰입해서 들어가는 시간이 조금 부담되니 논픽션을 읽어야겠다. 일주일에 하루 1시간 정도는 책 읽고 멍때리고 메모를 하고 필사하며 해찰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. 해찰의 뜻을 여태껏 ‘깊게 고찰한다.’ 식의 뜻일 거라고 짐작한 게 신기했다. 마음에 썩 내키지 아니하여 물건을 부질없이 이것저것 집적거려 해침. 또는 그런 행동 /일에는 마음을 두지 아니하고 쓸데없이 다른 짓을 함의 의미를 지녔다니. 근데 그거 내가 완전히 잘하는 일 아닌가. 연습문제 푸는 일에는 마음을 두지 않고 깃헙 세팅을 시작했다가 vim 에디터를 세팅하는 일로 하루가 끝나버리는 일. 그렇지만 어떤 다른 짓을 하더라도 그 다른 짓을 진심으로 해야 해찰의 의미가 생기는 게 아닐까 싶다.

요즘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 걸 느낀다. 공부에 몰입하는 게 쉽지 않고, 겨우 몰입했나 싶으면 뇌가 날 거부하고 잠에 들어버린다. 그동안 뇌를 도파민에 절여둔 내 탓이 큰 것 같은데 사실 좀 두려워진다. 읽고 쓰고 말하는 삶이 부재한 지금 나는 어떤 상태가 된 걸까. 똑똑하고 싶고, 똑똑한 척 하지만 실상은 텅 비고 ChatGPT가 글을 뻥튀기하듯 어디 저기서 긁어모은 부스러기들로 알맹이 없음을 감추고 있는 게 아닌가.

J는 끊임없이 팟캐스트를 듣고 배우고 생각한다. 나와 다른 것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나를 바꾸려면 나와 다른 사람이 말하는 걸 듣고 흥분하지 않는 연습도 하고, 그런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며 그러면 나는 이런 상황에서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. HSP로 살면서 나를 괴롭게 하는 자극은 가능한 피하려고 하긴 하지만, 안전한 배움의 지대를 조금씩 만들어야겠다.